음악적 능력의 향상과 심성의 계발

음악의 체험이 심미적인가 아닌가의 여부는 학생이 음악을 이해하고 향수하는 데에 기본 요건으로 작용할 음악적 능력을 충실히 갖추고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되며, 심미적 음악 체험에 필요한 음악적 능력은 다양한 음악 체험의 결과로서 습득된다. 음악의 심미적 체험은 체험자 자신이 음향을 미적 및 예술적으로 감지하고 이해하고 재현하고 창출하는 데에 필요한 음악적 능력을 동원하여 악곡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를 총체적으로 향수, 표현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러한 음악적 능력은 다양한 종류의 악곡과 활동의 체험을 통해서만 습득되고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음악의 심미적 체험과 다양한 종류의 음악적 능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음악적 감수성과 음악적 개념에 대한 이해력, 음악 활동에 유용한 음악 행위 기능, 창의적인 음악 표현력, 음악적 통찰력 등은 음악의 심미적 체험에 긴요한 능력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들이야말로 학교의 음악 학습을 통해 의도적으로 습득, 향상시켜야 할 능력들인 것이다.

음악적 감수성은 음 현상을 감득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능력을 뜻하며, 그것은 모든 음악 활동의 기초로 작용한다. 그것은 음악 학습을 통해 길러질 수 있으며, 또 반드시 길러져야 한다. 음악 학습에서 어떤 교재곡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하든지 교사가 항상 학생들로 하여금 음 현상과 음악 생성의 원리에 주목하도록 이끌면 그들의 음향 지각의 예민성과 그 반응력은 반드시 향상되며, 그러한 능력이 향상되면 그것이 음악적 개념의 이해를 돕고, 모든 음악행위에 의미를 제공하는 음악적 심상을 제공함으로써 음악 체험의 질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음악적 개념에 대한 이해는 음악의 구성 요소와 관련된 음향의 현상적 개념을 이해하고, 음악의 생성 원리와 관련된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며, 작품이나 작곡가, 시대적 양식 등의 지식과 관련된 음악에 관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러한 음악적 개념의 이해는 음악 작품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는다. 악곡을 들으면서 음향을 명확하게 감득했다고 해서 음악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음악의 이해는 음향의 감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 감수성의 바탕 위에 음악논리적 사고의 과정을 거칠 때 충실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 학습은 음악 행위만 하는 시간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감득된 음향을 음악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소리가 의미있고 음악다운 음향으로 지각되도록 안내하는 일이어야 하는 것이다. 음악 행위 기능은 음악 활동을 하는 데에 필수적이고도 기본적인 기능과 능력을 뜻하며, 그것은 곧 음악 체험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1차적인 요건이 된다. 음악 활동을 하는 데에는 악보를 읽는 능력으로부터 고도의 기악 연주기교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종류, 다양한 수준의 기능과 능력이 요구되지만, 교사는 학교의 음악 학습을 음악 활동에서 가장 긴요하다고 인정되는 기본적인 행위 기능과 능력을 습득, 향상시키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하여, 교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악보 읽기 및 쓰기를 비롯하여 가창 및 기악 표현, 창작 표현, 감상 등의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가운데 그 수행에 기본이 되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지도함으로써 음악 체험의 범위를 확대하고 질적 수준을 높여가야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음악 표현력은 새롭고 개성있는 음악적 의도를 구축, 표현하는 능력을 뜻하며, 그러한 능력은 연주와 창작 활동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노래를 부르거나 기악 연주를 할 때, 그 표현 방식이 타인의 것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신의 악곡 해석에 따른 자신의 의도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하며, 즉흥 연주를 하거나 작곡을 할 때에도 새롭고 남과 다른 음향을 창출하고 그것을 개성있게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학교의 음악 학습을 연주 기교를 익히게 하거나 남들이 해오던 창작 기법만을 익히게 하는 등의 음악 행위 훈련의 시간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학생이 먼저 자신들의 음악적 의도를 구축하고 그것을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동원하여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음악 창출의 기회가 되도록 안내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을 통한 자기 구현을 체험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음악적 통찰력은 악곡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를 통찰하는 능력을 뜻하며, 그러한 능력은 음악 행위의 질과 음악 향유의 깊이를 가름하는 요소가 된다. 음악의 체험은 음악의 표현 형태를 통해 작품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지각하고 반응하는 일이기 때문에, 음악 체험자는 '음악 작품이 함축하고 있는 바(import)'를 직관에 의해 통찰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 작품이 표현하는 내용을 탐색하고, 악곡의 시대적 지역적 사회적 시사점을 탐색하며, 악곡의 구조적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를 생각하는 등의 학습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음악 작품을 다루는 과정 속에서 작곡자가 음향을 구조화하여 창출한 상징의 세계를 느낌을 통해서 객관화해 내도록 유도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때, 비로소 음악의 체험은 학습자의 인식의 세계를 깊고 넓고 풍부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음악적 능력과 음악의 체험이 서로 밀접한 관계, 상호 촉진적인 관계에 있는 것처럼, 음악적 심성은 음악의 체험 및 음악적 능력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바람직한 음악적 심성의 계발은 학생들의 내면에 의미 있는 음악적 체험과 배움을 발생시키려는 교사의 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때에 이루어질 수 있다. 의미 있는 음악적 체험과 배움은 학생들이 자신의 음악적 느낌과 감정, 사고, 의도 등을 음악 행위의 주된 원천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에 발생하며, 이때에 비로소 음악 체험은 음악적 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고, 더 나아가 전인적 인격의 함양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음악적 심성은 음악에 대한 인식, 기호, 가치화 등과 관련된 마음의 상태와 태도를 뜻하며, 음악 교과는 학생들이 음악의 심미적 체험을 통하여 음악적정서와 음악 애호심을 함양하고, 음악의 가치를 내면화함으로써 음악에 대한긍정적인 태도를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학생들 개개인에게 그러한 음악적심성이 계발될 때, 그들의 삶은 음악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며, 그 결과로 삶의 내용은 풍부해지고 그 질은 높아지며, 음악과 관련된 가치 체계가 인격화함으로써 마침내 전인격적 성숙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음악적 심성을 계발하게 하려는 의욕을 가진다면, 그는 작은 노력으로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리를 찾도록 배려하는 가운데 그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그들의 느낌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이 음악의 본질과 역할, 가치 등에 관하여 숙고하고 토론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적 정서는 사람의 내면과 음악의 지속적인 상호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음악에 대한 감정 상태를 뜻한다. 그것은 음악 작품과의 만남과 음악 활동을 통해 음악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를 발견하며, 그와 동시에 타인의 느낌과 감정을 수용하고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표현하는 지속적인 경험으로부터 형성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사람은 음악 체험이 자기 구현의 길로서 정신적 충족의 방편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며, 음악을 통하여 타인의 느낌과 감정을 민감하게 감지하거나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음악이 의미체로서 가슴 속에 깊이 스며와 느낌을 일게 하며, 영혼을 일깨워 자신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의 정서적 역할을 이해하도록 돕고, 또 그들이 음악의 수용과 표현을 통해 자신의 내적 상태를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음악 학습이 가지는 하나의 특유한 기능인 것이다. 음악 애호심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 또는 좋아하는 성향을 뜻하며, 개인으로 하여금 음악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거나 일상의 삶 속에서 음악과 깊이 관련을 맺고 살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은 음악 체험의 질과 범위와 양상에 따라 결정되며, 음악 활동과 관련된 기쁘고 즐겁고 만족스러웠던 경험은 음악 애호심을 부추긴다. 그래서, 만약 교사가 음악학습을 통하여 학생들이 만족을 느낄만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능동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음악을 하도록 격려한다면, 학생들은 음악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음악의 가치를 내면화한다는 것은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개인적 및 사회적 가치와 예술적 및 효용적 가치를 인식함으로써 음악과 관련된 가치 체계를 확립하고 그에 따라 일관성 있게 행동할 만큼 인격화하는 상태에까지 이르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바로 음악교육의 인간 교육적 의의를 성립시키는 요건이 된다. 음악적 가치의 내면화가 이루어지면, 사람은 자발적, 적극적, 지속적으로 음악을 체험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과 함께 음악의 가치를 공유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음악적 가치의 내면화는 음악을 심미적으로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타난다. 그래서, 교사는 음악 학습을 통하여 학생들의 내면이 음악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를 깊이 만나도록 이끌어주는 한편, 그러한 체험의 과정 속에서 피동적으로 음향을 재생하기만 하는 음악 수업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그들의 주체로서의 느낌이 존중되고, 음악과 인간의 삶의 관계를 숙고하도록 권유받으며, 새롭고 개성 있는 음악적 시도와 창출이 격려되는 수업 속에서 학생들은 음악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