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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개념의 형성

Milk_Tea 2022. 4. 1. 20:31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의 목표와 교사가 설정한 수업 목표는 지도 내용과 방법에 관련된 다양한 조건들이 동시에 충족될 때에 비로소 성취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조건들 중에서 학습 지도의 과정에서 일반 교수-학습 원리와 교과 특유의 교수-학습 원리를 바르게 적용하는 일은 특히 중요한 조건에 속한다. 그것은 교과의 목표와 지도 내용이 적절하게 선정, 조직되었다 하더라도 교사가 교수-학습 원리에 합당한 지도 방법을 채택하지 못한다면, 그 교과가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 교과의 지도 방법은 그 교과의 내용 체계와 교과 특유의 학습(학생의)방식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음악 학습 지도 방법을 채택하고자 하는 교사는 음악과의 학문적 내용 체계와 성장 발달에 따른 내용 체계를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음악적인 배움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고찰해야 한다. 그것은, 교사가 지도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특히, 그 내용이 지도하고자 하는 특정 학년의 학생들에게 어떤 과정을 통해 의미있게 체험되고, 음악 행위 기능이 어떻게 습득되고, 음악의 이해가 어떻게 증진되며, 음악적 가치의 내면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해해야 음악 지도에 적용될 원리와 그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과의 학습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악곡과 음악 활동을 체험하게 하고, 그러한 체험을 통하여 음악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음악적 심성을 함양하게 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학습의 원리와 적용해야 할 지도의 원리를 고찰하고자 한다.

가) 음향 지각

음악은 특정한 의도에 따라 조직된 음향으로 아름다움과 예술적 의미를 표현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음악 예술의 체험은 곧 조직된 음향과 그 음향에 투영된 아름다움 및 의미의 총체적 체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음악을 통한 아름다움과 의미의 체험'은 기본적으로 음향 지각과 음향에 대한 반응에 의해 이루어진다.

음향 지각은 음향을 유기적인 의미체로 수용함으로써 그것의 이해에 이르게 하는 내적 작용이다. 그리고, 음향 반응은 음향 지각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로, 신체적인 동작이나 노래부르기, 악기 연주하기 등과 같이 외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감흥이나 감동, 충만감 등과 같이 내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음악의 체험에서 음향 지각은 반응의 전제가 되고, 그 밖의 모든 음악적인 행위에 동인으로 작용하며, 음악적 개념의 형성과 음악적 사고의 바탕이 된다.

음향 지각은 음악적 구조체로서의 음향이 청감각을 자극할 때 그것을 감지함으로써 일어나며, 그러한 음향 자극과 감지는 매우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한 물체에 의해 발생되는 순간 소리의 형태에서부터 복합적인 소리 집단에 의한 복잡한 연결 소리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음향이 발생될 수 있고, 사람의 청감각은 그러한 음향 자극을 매우 다양한 형태로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음향에 의해 자극이 발생될 때, 사람이 그 음향의 특정한 단면들과 각 음향단면들 간의 관계, 음향 조직 등을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그는 음악을 지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곧 음향 감지에 따른 정신적, 내적 결과인 것이다. 지각은 단순한 청감각적 수용이 아니라 청감각 경험의 결과로서 악곡에 담긴 어떤 대상, 질, 또는 관계를 아는 것을 뜻하며(Knieter, 1971), 그것은 곧 음악의 구조적 이해와 관계가 깊다. 그러한 음향의 지각이 되풀이되고, 지각된 것들이 서로 연관성을 갖게 될 때 음악에 관한 개념이 형성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개념은 다시 새로운 음향 지각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음향 체험의 과정에서 음향을 물리적 대상으로 파악하는가 아니면 미적 및 예술적 대상으로 파악하는가에 따라 음향 지각 양태는 달라진다. 음향을 물리적 지각 대상으로만 볼 경우에는 그것이 지니고 있는 시간적 및 공간적 상태가 지각의 초점이 되고, 이때 수용된 음향은 물리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음향을 미적 및 예술적 대상으로 볼 경우에는 음향이 지니고 있는 물리적 현상들과 함께 그 현상들 속의 미적 및 예술적 질이 지각의 초점이 되며, 이때 수용된 음향은 미적 및 예술적 대상이 된다.

미적, 예술적 대상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지각하는 사람의 의식 속에는 예술가가 작품 속에 담으려고 한 것과 유사한, 예술적 형상이 발생한다 (Adrich, 1990), 지각의 객체인 예술 작품 속에는 지각의 대상인 미적 및 예술적 요소들이 구조화되어 있고, 그것이 지각하는 사람에게 주관적으로 미적 및 예술적 형상을 발생시킬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적, 예술적 형상의 발생으로부터 미적 및 예술적 반응은 기대될 수 있다. 따라서, 음악 예술을 체험하려면, 사람은 그 자신이 음향으로부터 음악미적 및 예술적 형상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음악의 이해와 창출, 음악적 통찰 등은 음악 작품의 미적, 예술적 음향 지각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음향을 음악예술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일은 음향 예술 체험의 시초로서 중히 여겨져야 하는 것이다.

나) 음악적 개념의 형성

(1) 개념 형성

학생들에게 음악을 지도하는 중요한 목적의 하나는 음악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물론 무엇을 '이해한다' 라는 말은 여러 단계의 수준을 함축하고 있지만, 어느 수준에서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중핵적인 요건은 '.....…에 관한 개념'을 형성하는 일이다.

개념은 경험을 통해 얻어진 상념 구조로 정의된다. 그것은 경험의 결과로서 생성된, 즉 경험 후에 마음 속에 남게 된 정신적, 내적 구조이며, 환경이나 사물, 사건을 자신과 의미있게 연관지어 수용한 독자적인 시도의 결과이다. 독자적인 시도의 결과란 말은, 개념의 형성이 개개인의 특유한 방식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개념은 가르쳐진다기보다는 환경이나 사물, 사건과의 정신적, 신체적 만남을 통해 형성되고 개발되고 명료해지고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은 감각 기관들을 통하여, 사물을 다룸으로써, 의문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함으로써 자신이 접한 세계에 관한 상념 구조를 끊임없이 형성하고 변화시켜 가는 것이다.

학생들은 음악을 듣고, 노래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등의 활동을 통하여 음악을 이해하게 되고, 그러한 음악 체험의 폭과 질에 따라 그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게 된다. 여기에서 '음악을 이해한다'라는 말의 1차적인 의미는 학생이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와 음악이 생성되는 원리에 관한 개념을 형성하고, 그것을 음악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 처음으로 음악을 접할 때, 그는 그것을 통해 자기 나름의 음악적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물론, 그 초기의 개념은 대체로 명확하지 못한 경우가 많지만, 음악의 체험이 반복되고 확대되면서 개념은 점차 명확해진다. 다시 말하면, 일단 형성된 개념은 음악적 제 현상을 감지 수용하는 체험의 진전 양상에 따라 점점 더 명료해지고 확대되며, 그 결과로 음악을 점점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음악적 개념의 형성은 청감각의 작용으로부터 시작된다. 음악을 들을 때 이루어지는 소리 감지의 과정이 특정한 음악적 개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이나 악기를 보거나 만지는 경험과 결합됨으로써 사람에게 어떤 또 다른 개념을 제공하기도 한다.

만약 어린이가 자기 나름의 음악적 개념을 형성하게 되면, 그 개념은 다음경험의 내용을 더 풍부하게 만들며, 그 경험은 처음의 개념을 변화, 확대시킨다. 어린이가 계속해서 경험을 하고 그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지난 경험과 관련 짓는다면 그의 상념 구조는 새롭게 형성된다. 어린이는 어제 들으면서 형성했던 음악에 관한 특정한 상념과 오늘 듣는 음악의 상념을 관련짓는다. 그래서, 그는 어제 들은 음악과 오늘 듣는 음악이, 그리고 그 상념들이 같은지 비슷한지 다른지를 알게 된다. 그는 점차 음악의 특정한 현상들에 주목하기 시작하고, 그것에 따라 움직이거나 노래 부르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린이는 경험한 음악에 관한 그들 나름의 추론적 사고 과정을 통해 음악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점차 그러한 음 현상들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발전해 간다.

요컨대, 사람은 음악을 체험할 때마다, 음악에 관한 개념을 형성하며, 음악을 더 많이 체험할 수록 음악에 관한 개념을 더 확대 개발하기 때문에, 학교는 모든 학년에 걸쳐 폭넓고 다양한 음악 체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2) 개념 형성에 관련된 일반적인 사고 형태

사람이 점차 개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되면,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 사건 등에 대해 지각하는 단계로부터 지각된 것들을 서로 관련 짓고, 개념을 형성하고, 두 가지 이상의 개념들을 결합하여 일반화하고, 일반화된 것을 관련 문제 또는 새로운 문제의 해결에 이용하는 등의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 과정은 감지 인지적 기억(perceptual - cognitive memory), 연역-추론적 사고(deductive - convergent thinking), 개념 귀납적 사고(conceptual - inductive thinking)의 세 가지 형태로 분류될 수 있다.(Nye and Nye, 1985)

감지 인지적 기억은 가장 단순한 사고 형태로, 특정 사실에 대한 단순 파악이나 반복에 의한 기억, 회상 등을 뜻한다. 이는 의문을 갖거나 논리적으로 분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로 사물이나 상황, 사건을 1대 1로 대입시키는 가운데 자동적, 관행적, 무비판적으로 현재의 경험을 과거의 것에 관련짓는 단순 사고 형태이다. 예컨대, “의 이름은 무엇인가?", "__은 누구인가?”, “은 어디에 있는가?” 등의 단순한 물음에 대답하고자 할 경우에 요구되는 사고 형태인 것이다.

연역-추론적 사고는 감지 인지적 사고보다 더 복잡한 연합적 사고 형태로, 연역적인 사고를 통해 분석하고 조직하기 위하여 사실의 지각과 개념, 일반화된 것 등을 데이타로 사용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 경우에, 새롭게 형성되거나 개발된 개념은 창의적, 개성적인 사고의 결과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주어진 자료와 기억하고 있는 데이타로부터 논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거나 개념을 일반화할 수 있는 상태에는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사고 형태는 학습해야 할 내용을 확인하고, 주어진 데이타들 간의 관련성을 탐색하고, 주어진 데이타들을 비교하여 결론을 이끌어내도록 안내함으로써 개발될 수 있다. “왜 이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런 판단을 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어떤 결론에 도달했는가?” 등의 질문은 학습자의 연역추론적 사고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개념 - 귀납적 사고는 감지 인지적 사고와 연역 추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성격상 연역-추론적 사고와 반대되는 사고 형태이다. 사고가 이 단계에 이른 학습자는 문제를 확인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적합한 데이타를 수집하고, 결론적인 진술을 마련하거나 일반화를 위해 개념들을 분석하고 조직하며, 자신의 시도를 평가하는 등의 사고를 하게 된다. 이 사고 형태는 연합적, 개념적 사고를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의 사고 과정에서는 여러 사고 형태가 상호 관련되어 진행된다. 학습자를 개념 - 귀납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려 할 때, “만약 ..…하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모두 이야기해 보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되도록 많이 제시해 보자."는 등의 질문이나 제안이 사용될 수 있다.

학습자들이 이들 세 가지 사고 형태와 관련된 질문들에 끊임없이 접하게 되면, 그들은 지적, 논리적 탐구 능력을 적절하게 사용하게 되고, 그 능력을 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